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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료/외국문헌소개

[요약번역] 필리프 판 파레이스, "평등주의적 정의, 좌파 자유지상주의 그리고 시장"

by 시민교육 2023. 12. 27.

 

PhilippeVanParijs_EgalitarinaJustice_LeftLibertarianism.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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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필리프 판 파레이스가, 무조건적 현금지급 기본소득제도를 분배 정의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면서, 관련된 주요 사상가들의 이론을 검토해나가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 종국에 주장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분배 정의론에 대한 하나의 입문글로서 상당히 탁월합니다. 즉 시장기제와 분배정의를 위한 척도의 관계, 책임 민감성, 효율성 민감성, 평등화되어야 하는 대상의 분별 등의 면에서 기존의 이론들을 평가해나가기 때문에, 기존 이론들의 차이점과 분기점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필리프 판 파레이스가 제안하는 이론은 다음 네 가지 요소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1) 어느 누구도 사전적 권리주장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한 공정한 공유는 적합한 시장에 의한 평가를 요한다.

(2) 시장에 의해 그 가치가 평가된 것들은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하지만, 불평등의 제거가 오히려 가장 못사는 사람의 처지를 더 나쁘게 만들 경우 비합당한 비용을 수반하므로 그러한 경우는 불평등을 제거하지 않는다. 

(3) 문제되는 불평등은 재능과 같은 인신상 자원 그리고 상속이나 증여받는 인신외 자원 그리고 사회적 직위의 불평등오로 환원될 수 없는, 수많은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선물로서 소득의 차이를 가져오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 전부로서 희소한 선망되는 것들(이를테면 일자리나 네트워크상의 기회도 포함됨)이다. 그러므로 이 선망되는 것들을 획득할 수 있는 힘의 가치(현금)는 위 (2)의 기준을 준수하는, 즉 효율성에 민감한 평등주의의 최소극대화 기준에 의해 권고되는 정도까지 개인들 사이에 평등화되어야 한다. 이는 제도적으로는, 지속가능한 한 최고 수준의 현금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도를 의미한다.

(4) (3)에 대한 예외로서, 의료와 교육에 있어서는 온건한 후견주의 원칙에 따라 그리고 보험원칙에 의거하여 현물로 상당부분이 주어져야 한다. 

 

이 논문은 자신의 분배정의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투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미덕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은 읽어가면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주장입니다. 

 

(1) 좌파 자유지상주의자인 슈타이너의 업적에 대해 비평하는 논문집에 실린 글임에도 불구하고, 좌파 자유지상주의의 견해와 공유하는 요소만을 드러낼 뿐, 이를 비판하는 데는(즉 운평등주의가 아닌 권리론에 의거하여 진행해나가는 논의에 대한 비판에는) 거의 지면을 할애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응분 개념을 활용하여, 응분 이외의 것들은 평등하게 분배될 대상이라고 하면서도 응분 개념을 제대로 해명하고 있지 아니합니다. 

(3) 운 평등주의의 입장을 취하면서도 운 평등주의를 정당화하는 논증은 전개하지 않습니다. 

(4)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러한 기준의 제시는 롤즈의 사회적 직위에 따른 최소수혜자의 식별 및 그 최소수혜자가 받는 사회적 기본재의 지수의 극대화라는 기준보다 실제로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파레이스는 롤즈의 최소수혜자 식별이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로 저숙련 노동자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다른 사람들이 사회적 이동을 하건 하지 않건 그들이 최소수혜자이므로 파레이스의 비판은 빗나가 있습니다.